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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단비뉴스보도 기사노동·노무자문2026. 08. 10

[단비뉴스] 법무법인 마중 / 성범죄 전력자, 택배 상하차도 못 한다?/ 권규보 변호사

※ 법무법인 마중은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노동계의 변화를 이끌며, 판례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검증이유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살고 출소한 가수 고영욱 씨가 지난달 25일 자신의 SNS에

※ 법무법인 마중은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노동계의 변화를 이끌며, 판례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 검증이유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살고 출소한 가수 고영욱 씨가 지난달 25일 자신의 SNS에 게시글을 올렸다. 법적으로 일할 자격이 되지 않아 택배 상하차 일조차 할 수 없다는 내용이었다. 해당 게시글이 온라인에 퍼지자 일부 누리꾼은 ‘배송은 안 되겠지만 상하차는 될 텐데’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반면 ‘물류업으로 분류된 거 다 못하네’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었다. 성범죄 전력자의 재취업은 안전과 관련되어 시민들이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문제다. 동시에 범죄 전력자에 대한 취업제한이 헌법상 직업선택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과 긴장 관계에 있기도 하다. 정말로 성범죄 전력자는 일반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은 취업 기회라고 여겨지는 택배 상하차 일도 법적으로 제한되는 것일까? 택배업을 중심으로 성범죄 전력자의 취업제한 범위를 알아본다.

  • 팩트체크 요약
    - ‘택배 상하차’는 현행법에 정의된 용어가 아님. 다만,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이 '생활물류시설'의 용도를 규정할 때 ‘하역’이라는 단어를 쓰는데, 상하차 일이 하역 범위에 포함됨.
    - '택배서비스사업'의 법적 의미는 ‘화물자동차를 이용하여 집화, 분류 등의 과정을 거쳐 화물을 배송하는 사업’임. 화물을 차량에 싣고 내리는 상하차나 이를 아우르는 하역은 빠져 있음. ‘택배서비스종사자’의 업무 역시 집화·배송으로만 규정돼 있음.
    -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제9조의2는, 택배서비스 운전 업무에서 성범죄자의 종사를 제한하고 있음. 성범죄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사람의 택배서비스 운전 업무 종사를 20년간,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사람은 유예 기간 동안 제한함. 동시에 화물운송 종사 자격도 취소됨.
    - 그러나 국토교통부는 상하차 업무가 제9조의2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고 밝힘.
    - 상하차 인력에 대해서는 성범죄 경력을 조회할 법적 근거가 없음. <단비뉴스>가 취재한 대형 택배업체 두 곳 모두 조회가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고 밝힘.
    - 한편, 택배와 유사하게 고객과 대면하는 배달업종으로 플랫폼을 통한 음식 배달이나 퀵 서비스가 있음. 지난해 1월부터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에 따라 이 업종에서도 성범죄를 비롯한 강력범죄 전과자의 종사가 제한됨.
    - 이상의 내용을 종합해 단비뉴스는 ‘성범죄자는 법적으로 택배 상하차 일을 할 수 없다’는 진술문을 ‘사실 아님’으로 판정함.

  • 검증방법
    - 국토교통부에 ‘상하차’의 개념, 택배서비스종사자의 업무 범위,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제9조의2가 운전 업무를 특정해 제한하는 이유를 물었다.
    - 택배업체 두 곳에 택배 기사와 상하차 인력의 채용 과정에서 범죄경력을 확인하는지 물었다.
    - 법제처 보도자료로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제9조의2의 입법 취지를 확인했다.
    - 변호사들에게 물류센터 상하차 종사자의 법적 지위와 이들에 대한 범죄경력 조회가 가능한지 물었다.
    -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장애인복지법의 취업제한 대상 기관 조항을 확인했다.
    - 성평등가족부와 보건복지부에 취업제한 대상기관의 지정 기준과 성범죄 경력 조회 절차를 물었다.
    - 취업제한명령을 일률적 10년에서 법원의 개별 선고 방식으로 바꾼 헌법재판소 결정문을 확인했다.
    - 국가공무원법,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 등에서 성범죄 전과자의 취업을 제한하는 조항을 살펴봤다.
    - 인사혁신처에 공무원 임용 과정에서 결격사유를 확인하는 방식을 물었다.
    - 변호사들에게 취업제한명령, 결격사유, 자격 제한, 종사 제한의 법적 차이를 물었다.

  • 검증내용
    성범죄자의 취업제한은 아동, 청소년과의 접촉을 막기 위한 목적으로 2006년 최초로 도입되어, 2010년에는 성인 대상 성범죄자로 확대됐다. 판례에 따르면 이러한 취업제한은 보안처분의 일종이다. 범행의 책임을 묻는 형벌과는 구별되는, 전자발찌나 신상정보 등록처럼 재범을 막기 위한 예방적 조치라는 것이다.

    반면, 성범죄자에 대한 과도한 취업제한은 성범죄자의 재사회화를 저해할 우려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최지선 한국형사ㆍ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의 성범죄자 취업제한 제도는 아동·청소년 등 취약계층을 보호하기 위한 공익적 목적에서 도입된 제도”인 동시에 ”헌법상 보장되는 직업선택의 자유와의 긴장 관계가 존재하는 제도”라고 말했다. 우석대 경찰학과 김잔디 교수는 “이미 헌법재판소는 성범죄자의 취업제한이 일부 구체적 타당성이 없어 과도한 측면이 있다는 이유로 다수의 위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고 말했다.

    가수였던 고영욱 씨는 2010년과 2012년 미성년자 3명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구속기소 돼 실형을 선고받았다. 대법원에서 징역 2년 6개월의 형이 확정됐고, 2015년 7월 만기 출소했다.

    고 씨는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를 저질러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고 씨 같은 성범죄 전력자는 직업 선택에 있어서 어떤 제한을 받을까? 그의 주장대로, 정말 택배 상하차까지 못 할까?


○ ‘택배 상하차’란 택배서비스에서 무엇?

사람들은 택배서비스라고 하면, 흔히 보낸 물건이 문 앞으로 배송되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떠올린다. 즉, 택배 기사가 발송인의 물건을 접수 및 수거해서(집화처리), 이를 화물차량에 싣고 전국의 물량이 모이는 물류센터인 허브 터미널로 이동해(간선 상차 및 허브터미널 이동), 도착한 허브 터미널에서 차량에 실린 물건을 내리고(간선 하차), 목적지에 따라 지역별로 분류해(분류), 이를 다시 차량에 싣고 배송지와 가까운 지역 물류센터인 서브 터미널로 옮겨서(간선 상차 및 서브터미널 이동), 담당 택배 기사가 물건을 인수해 수령 주소로 출발하여(배송 출고), 물건을 전달하고 배송이 끝나는(배송 완료) 과정 전반을 ‘택배’로 이해하는 것이다.

한 택배가 접수되어 도착하는 과정에서 발송된 물건을 집화 처리하는 택배 기사와 물건을 인수해 주소까지 배송하는 택배 기사는 각각 다른 사람이다. 이들은 각자의 담당 구역에서 들어오는 물건을 수거하거나 배송한다.


일반인들의 ‘택배’에 대한 포괄적인 이해와 달리 ‘택배 상하차’란 물류 센터에 도착하거나 출발하는 화물 차량에 택배 상자를 싣고 내리는 간선 상하차 일을 통칭한다.

이러한 택배 상하차는 법령상 존재하지 않는 용어다. 다만, 사전 정의상 비슷한 ‘하역’이라는 단어가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상 생활물류시설의 용도를 정의할 때 등장한다. 생활물류시설은 ‘화물의 집화, 하역, 분류, 보관, 배송 등을 위한’ 시설로 정의된다. 택배 물류센터가 여기에 포함된다.

국토교통부 교통물류실 물류산업과 F 관계자는 상하차는 “(사람이) 배송을 위해 낱개 포장된 물품을 차에 옮기는 것”이지만, 하역은 “물류시설에서 물건을 보관하기 위해 지게차 등으로 큰 단위 화물을 정해진 공간으로 옮기는 것까지도 본다”고 말했다. 하역은 포괄적인 개념이며, 상하차는 하역의 일부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법률은 택배서비스사업을 ‘화물자동차를 이용하여 집화, 분류 등의 과정을 거쳐 화물을 배송하는 사업’으로 정의한다(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 2조3호가목). 화물 차량에 싣고 내리는 작업인 상하차가 따로 명시되어 있지 않다. 또한, 상하차를 아우르는 하역 역시 이 정의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택배서비스종사자’의 업무에서도 집화, 배송 등의 업무만을 규율할 뿐, 상하차나 하역은 따로 명시되지 않았다.

국토교통부 F 관계자는 “법 조문에는 (상하차가) 빠져 있는 것으로 보면 된다”며 “하역이 없으니 이것(상하차)도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리하자면, 상하차는 물류 현장에서 통용되는 작업 행위지만, 법령상 정의하는 택배서비스의 과정에는 업무로 포함되지 않은 것이다.

권규보 법무법인 마중 변호사는 “물류센터 내 단순 상하차 작업은 외부인을 대면하는 집화 또는 배송 업무가 아니라 하역·분류 작업에 해당하므로, 고용 형태를 불문하고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상 생활물류서비스종사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제도와 달리 현실에서는 택배 업무와 상하차의 구분이 다소 불명확할 수 있다. 국토교통부 물류산업과 F 관계자는 “원래 (택배 기사는) 쌓여 있는 물건을 자기 차량에 싣고 배달만 하면 끝”이지만 “(사업체가) 집화된 수화물을 분류하고, 기존에 있는 수화물을 내리는 것까지 시켜 논란이 된 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 ‘택배서비스’에서 성범죄자 종사 제한은?

택배서비스 이용 시 소비자가 직접 누군가를 대면하는 때는 택배 기사가 문 앞에 수화물을 전달할 때다. 이 과정에서 주소나 연락처 등 신원이 노출되기 때문에, 사람들은 범죄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두려움을 느끼기도 한다.

2018년부로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제9조의2에 따라, 강력 범죄 전과자는 일정 기간 ‘택배서비스 운전 업무’에 종사하는 게 불가능해졌다. 성범죄를 저질러 징역형을 선고받은 사람은 20년간,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사람은 집행유예 기간 종사하지 못한다. 동시에 업무 시 필요한 화물운송 종사 자격 역시 취소된다. 취소 처분을 받으면 5년 후 다시 취득할 수 있다. 국토교통부 F 관계자는 법이 사실상 택배 기사로 일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음을 밝혔다. 그는 “택배 배송 업무를 하는 사람이 (종사 제한의) 대상”이라며 “택배는 고객과 대면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제9조의2에 근거해 모든 택배 기사는 법령에 따라 범죄경력을 조회해야만 일할 수 있다. 실제로 택배 업체 두 곳에 확인한 결과, 현장에서 이 법은 지켜지고 있었다. 기업 이미지를 고려해 익명을 요청한 C 대형 택배업체 관계자는 “고객과 대면하는 택배 기사는 지자체와 한국교통안전공단이 범죄 이력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는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운영하는 운수종사자 관리시스템에서 택배 기사의 범죄경력을 조회할 수 있다. 택배 기사가 되면 본인이 소유한 화물차량에 고유한 ‘배’ 번호판을 부여받는다. 이 번호판은 택배 회사 또는 대리점과 위탁 계약을 맺은 택배 기사만 받을 수 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은 경찰청에 요청하여 관리시스템을 통해 ‘배 번호판’을 부여받은 사람, 즉 택배 기사의 범죄경력을 주기적으로 확인한다. 국토교통부는 한국교통안전공단의 관리시스템을 통해 확인한 결과 택배 기사에게 제9조의2에 해당하는 범죄경력이 있으면 이 사실을 지자체에 통보한다.

이때 택배 기사에게 범죄 경력이 있으면, 일하는 데 필수적으로 필요한 화물운송 종사 자격이 취소된다. 윤혜연 법무법인 근본 변호사는 이러한 시스템에서 “택배 회사는 전과를 알 필요 없이 유효한 화물운송 종사 자격이 있는지만 확인하면 되고, 성범죄로 인한 결격자는 이러한 자격 증명이 취소되었으므로 자동으로 걸러지게 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상하차 일은 해당 법령을 통해 종사의 제한을 받을까? 국토교통부 F 관계자는 상하차 업무는 제9조의2 조항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택배 ‘운전’은 제한하고 있지만, 택배 ‘상하차’는 제한하지 않고 있다“며 “둘 다 ‘택배’라는 단어가 들어가다 보니 혼동이 생긴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 역시 상하차까지 취업제한 대상으로 규율하지 않는다고 보았다. 김태환 법무법인 노바 변호사는 “제한 대상은 택배사업의 모든 업무가 아니라 화물자동차 운전 업무이므로, 차량을 운전하지 않는 순수 상하차, 분류 업무에는 적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윤혜연 변호사는 “물류센터 상하차 업무가 불특정 소비자와 대면하는 서비스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조회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보인다”며 “회사가 경찰을 통해 물류센터 근로자들의 범죄경력을 조회하는 것은 물론이고, 지원자에게 직접 범죄경력회보서를 발급받아 제출하도록 요구하는 것 역시 당사자의 동의 여부와 관계없이 위법”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단비뉴스가 인터뷰한 두 대형 택배 업체 모두 법적으로 택배 상하차 인력의 범죄경력 조회를 할 수 없다고 밝혔다. C 택배업체 관계자는 회사에서 “(택배 기사 외 업무는) 어떤 업무든 현행법상 범죄 이력을 확인하는 것을 법에서 허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기업 이미지를 우려해 익명을 요청한 D 택배업체 관계자도 “택배 상하차 업무는 (고객과) 대면을 할 일이 없다”면서 “상하차까지 (범죄경력을) 조회한다면 사실상 집 밖으로 나가지 말라는 소리 아니냐”고 말했다


○ 성범죄자 직업 선택 제한의 범위는?

성범죄 전력자의 취업제한은 크게 두 갈래다. 하나는 ‘취업제한명령’이고 다른 하나는 개별법을 통한 취업제한이다.

첫 번째 ‘취업제한명령’은 성범죄 재판에서 유죄 판결과 함께, 법이 규정하는 기관에 대한 취업 제한을 함께 명하는 방식이다. 성범죄로 취업제한명령을 선고할 수 있는 대표적인 법률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과 '장애인복지법'이다. 아청법은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등 26개 유형을, 장애인복지법은 장애인 관련기관 13개 유형을 취업제한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아청법상 대상 기관에는 유치원이나 초·중·고등학교, 학원·교습소 같은 교육기관이 포함되는가 하면, 농구장이나 수영장 같은 체육시설, 공동주택 관리사무소의 경비 업무처럼 언뜻 보면 아동·청소년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어 보이는 곳도 있다.

성평등가족부 아동청소년보호과 이수림 과장은 대상 기관을 지정할 때 “해당 기관이 법적으로 명확하게 특정되는지, 또 (아동·청소년이나 장애인과) 직접 접촉해 서비스를 제공하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고 말했다. 가장 최근 지정된 기관은 대안교육기관으로, 지난해 10월 추가됐다.

취업제한 대상 기관에 취업하려면 반드시 성범죄 경력을 확인받아야 한다. 정규직뿐 아니라 하청·용역업체 소속 근로자, 파견근로자, 일용직 등 고용 형태와 관계없이 일률적으로 적용된다.

이때 성범죄 경력 조회는 채용 지원자 본인 동의를 받아 진행한다. 성범죄 조회는 채용 시점에서 끝나지 않는다. 채용된 이후에도 1년에 한 번 이상 주기적으로 성범죄 경력을 확인한다. 만약 취업자가 취업제한 대상자로 적발될 경우, 1개월 이내에 해임해야 한다.

다만 성범죄를 저질렀다고 해서 자동으로 지정 기관에 취업이 막히는 것은 아니다. 법원이 판결에서 취업제한명령을 선고해야만 제한이 발생한다. 기간 역시 최대 10년까지 법원이 정한다.

성범죄 전과자의 취업제한에서 법원이 개별적으로 기간을 정해 선고하는 구조는 비교적 최근에 도입됐다. 이전에는 성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은 형 집행이 끝난 뒤 일률적으로 10년간 관련 기관에 취업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었다. 그러나 2013년 10월 헌법소원(2013헌마585)이 제기됐고 헌법재판소는 2016년 성인 대상 성범죄로 형이 확정된 사람의 의료기관 취업을 일률적으로 10년 제한한 규정이 과잉금지원칙에 어긋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위헌 결정을 내렸다. 이 결정에 따라 2018년 법이 개정됐다. 10년은 상한으로만 남기고, 법원이 판결에서 개별적으로 취업제한명령 선고 여부와 기간을 정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 성범죄 전력자, 배달 라이더 종사도 제한

성범죄 전력자의 취업을 제한하는 두 번째 방식은 개별 법률을 통한 것이다. 성범죄 전력자의 택배서비스사업 운전 종사를 제한한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이 바로 여기에 해당한다. 이 경우 별도의 재판 없이도 일정 기간 특정 업종 종사를 막을 수 있다. 제한의 형태는 결격사유, 자격 제한, 종사제한 등이 있다.

성범죄 전과를 결격사유로 삼는 대표적인 직업이 공무원이다. '국가공무원법' 제33조에 따라 성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일정 기간 공무원으로 임용될 수 없다. 성인 대상 성범죄로 벌금 100만 원 이상이 확정되면 3년,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로 벌금형 이상이 확정되면 20년간 제한된다.

인사혁신처 인재정책과 김도영 사무관은 “(결격사유자의) 시험 응시 자체를 제한하진 않지만, 합격 후 부처 배치 과정에서 동의받고 (범죄경력을) 조회하게 된다”고 말했다.

자격 제한은 업종에 종사하기 위해 필요한 면허나 자격을 따지 못하게 하거나, 취소 또는 정지시켜 취업을 막는 방식이다.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24조가 여기에 해당한다. 이 법령에 따라 징역형 이상의 성범죄를 저지른 택시 기사는 20년간, 버스 기사는 2년간 종사가 제한된다. 국토교통부 교통물류실 버스정책과 G 관계자는 “택시는 밀폐된 공간이고, (기사가) 원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기에 20년 제한”을 두는 데 반해, “버스는 개인이 (범행을) 하려고 해도, 비상벨을 누르면 문이 열리고, CCTV 설치가 의무화되어 있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범행 가능성이 낮아, 택시에 비해 제한 기간이 짧다고 설명했다.

종사 제한은 특정 업무를 수행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1월부터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에 따라 시행된 ‘소화물배송대행서비스사업 종사의 제한’(제19조의2)를 예로 들 수 있다. 이 조항은 법이 정한 성범죄 등으로 실형을 선고받은 사람의 소화물배송대행서비스 종사를 최대 20년 제한한다.


소화물배송대행서비스란 이륜차 등으로 화물을 직접 배송하거나 플랫폼을 통해 배송을 중개하는 일이다. 배달의민족·쿠팡이츠의 배달 서비스와 이를 수행하는 라이더가 대표적 사례다. 소화물배송대행서비스 종사업무는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제9조의2가 정한 택배서비스사업의 운전 업무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에 2024년 개정돼 2025년 1월 시행된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은 이들에게 별도의 종사 제한을 두고, 소화물배송대행서비스인증사업자와 영업점에 범죄경력 확인 의무를 부과했다.


이 법의 시행에 따라 소화물배송대행서비스사업자로 인증받은 플랫폼 기업 또는 하청 구조의 배달 대리점은 의무적으로 운송 위탁계약이나 근로계약 등을 맺은 배달 기사가 법이 정한 성범죄 등으로 실형을 선고받지 않았는지 범죄 이력을 확인해야 한다. 윤혜연 변호사는 “라이더는 국가가 발급하는 종사 자격 제도가 없어 취소할 자격증도, 걸러줄 관청 접점도 없다 보니, 입법자가 통제 권한을 쿠팡과 같은 플랫폼에 직접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 검증결과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제9조의2는 성범죄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사람이 택배서비스사업의 운전 업무에 종사하지 못하도록 20년간 제한하고, 화물운송 종사 자격도 함께 취소한다. 그러나 이 조항이 막는 것은 ‘운전 업무’다. 운전 업무를 하는 택배 기사는 고객과 대면하기 때문에 성범죄 전력이 있는 사람의 취업을 제한하는 것이다.

    물류센터에서 화물을 싣고 내리는 상하차 작업은 제9조2의 제한 대상이 아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택배 ‘운전’은 제한하고 있지만 택배 ‘상하차’는 제한하지 않고 있다”며 “둘 다 ‘택배’라는 단어가 들어가다 보니 혼동이 생긴 것 같다”고 밝혔다. 변호사들도 제한 대상이 택배사업의 모든 업무가 아니라 화물자동차 운전 업무이므로, 차량을 운전하지 않는 상하차·분류 업무에는 적용하기 어렵다고 봤다. 애초에 ‘택배 상하차’는 현행법에 명확히 정의된 용어가 아니다. 하역의 일부로 볼 수 있을 뿐, 법이 정의한 택배서비스사업의 범위나 종사자의 업무에 들어 있지 않다.

    회사가 자체 판단으로 성범죄 전과자를 걸러낼 수도 없다. 상하차 인력에 대해서는 조회할 법적 근거가 없다. 단비뉴스가 취재한 대형 택배업체 두 곳 모두 상하차 인력의 범죄경력은 현행법상 확인할 수 없다고 답했다.

    ‘택배 상하차’를 독자적인 업무로 규정하고, 성범죄 전력자의 종사를 제한하는 현행 법령은 확인되지 않는다. 이 같은 내용을 종합해 단비뉴스는 ‘성범죄전력자는 법적으로 택배 상하차 일을 할 수 없다’는 진술문을 ‘사실 아님’으로 판정한다.

​출처 : 단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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